자유게시판
나의 우주가 고단한  날
 
 
글 / 김인수
 
 
 
우체국 다녀오는 길 
무리하게 걸었더니 다리가 
길의 목을 밟고 서 있다
 
비 오는 날 우산의 무게, 빗물의 무게 
나의 우주가 고단하다
 
길을 걷다가 외로운 조난자 되어
표정을 잃었다
 
빗방울 저 칼칼한 죽음들
사나운 서정으로 사위를 쏘아보다
 
건너편 상가 모퉁이 와상을 보았다
쏟아지는 빗줄기도 
누군가 다 잘라 놓았다
 
잘게 잘게 썰린 언어로 주께 감사를 표하고
내  영혼을 빠뜨리는데
줏대 없이 무너지는 뼈마디들 
 
고단한 등뼈를 내려놓고, 
깊은 침묵이 풍경을 복사한다.
 
도시 뒤편 가난한 담벼락이
삐딱하게  웃고 있다.
 
내 마음에 모닥불 하나 피우며
나도 삐딱하게 걸어본다
 
꽃들이 기립박수를 쳐주는 곳에서는
나는 발목을 자주 잃는다.
 
 
 
 
 
 
번호 | 제목 | 작성자 | 등록일 | 조회수 | 첨부 파일 |
---|---|---|---|---|---|
861 | ◆ 하나님께 이끌리어 29 | 김인수 | 2024-01-28 | 136 | |
860 | 더 낮은 도의 음계를 찾으며 | 김인수 | 2024-01-04 | 131 | |
859 | 우산 공원에서 | 김인수 | 2023-12-19 | 137 | |
858 | 너무 부끄러운 말 "고맙소" | 김인수 | 2023-12-11 | 142 | |
857 | 몰둑잖은 언어 | 김인수 | 2023-12-08 | 134 | |
856 | 섬진강 노을빛에 마음을 빼앗기다 | 김인수 | 2023-12-07 | 97 | |
855 | 여자만 낙조 | 김인수 | 2023-10-04 | 141 | |
854 | 나의 우주가 고단한 날 | 김인수 | 2023-09-02 | 122 | |
853 | 하루의 여정 | 김인수 | 2023-07-01 | 126 | |
852 | 좁은 길 | 김인수 | 2023-06-12 | 141 | |
851 | 새벽 기도 | 김인수 | 2023-05-30 | 126 | |
850 | 붕어빵집에서 | 김인수 | 2023-05-30 | 144 | |
849 | 하나님께 이끌리어 3 | 김인수 | 2020-03-28 | 188 | |
848 | 하나님께 이끌리어 2 | 김인수 | 2020-03-08 | 164 | |
847 | 하나님께 이끌리어 1 | 김인수 | 2020-03-01 | 16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