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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가 고단한 날
2023-09-02 15:48:29
김인수
조회수   122

나의 우주가 고단한  날

 

 

글 / 김인수

 

 

 

우체국 다녀오는 길 

무리하게 걸었더니 다리가 

길의 목을 밟고 서 있다

 

비 오는 날 우산의 무게, 빗물의 무게 

나의 우주가 고단하다

 

길을 걷다가 외로운 조난자 되어

표정을 잃었다

 

빗방울 저 칼칼한 죽음들

사나운 서정으로 사위를 쏘아보다

 

건너편 상가 모퉁이 와상을 보았다

쏟아지는 빗줄기도 

누군가 다 잘라 놓았다

 

잘게 잘게 썰린 언어로 주께 감사를 표하고

내  영혼을 빠뜨리는데

줏대 없이 무너지는 뼈마디들 

 

고단한 등뼈를 내려놓고, 

깊은 침묵이 풍경을 복사한다.

 

도시 뒤편 가난한 담벼락이

삐딱하게  웃고 있다.

 

내 마음에 모닥불 하나 피우며

나도 삐딱하게 걸어본다

 

꽃들이 기립박수를 쳐주는 곳에서는

나는 발목을 자주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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