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몰둑잖은 언어
2023-12-08 13:33:58
김인수
조회수   134

 

 

몰둑잖은 언어

 

 

시 / 김인수



나는 요즘 평화롭게 사는데 그 이면에 시퍼런 날이 설 때가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가슴속에서 그 언어를 해부하고, 수위 조정후
발톱을 지운다.


나는 세상을 지워가는 
어떤 계단을 오르고 있는 중이겠다


후배가  운영하는 약국에 가면
늘 얼굴에 모란꽃 한송이 피우고
정중히 대했는데


내가 말이 어눌해지고, 청각장애로
어려움을 겪고부터 세상은 표가나게 변하고 
나를 까맣게 지우더라


오늘 혈압약 때문에 약국에 가서 반하사심탕 몇봉지 추가하며
잠간 몇마디 나누는데
알아듣지 못했는지
순간 "어째요" 라는 말이 툭 튀어 나와

푸른 정맥이 부풀어 올랐어


예전 같으면 사나운 서정에 

면전에서 하늘매발톱 같은 언어를
한마디 던젔을 것인데

꾹 참고 얼굴에 노란 미소를 바르고 나오니


시월 잉크빛 하늘도 쓸모없는 구름들을
바다쪽으로 

쓸어내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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